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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진에서 살아보기

[강진 여행] 가을 하늘 아래, 강진 전라병영성 산책기

by 장독아이 2025. 4. 30.

2024년 11월 하순, 오랜만에 제대로 된 가을 나들이를 다녀왔다. 이번에 찾아간 곳은 전라남도 강진군 병영면에 위치한 전라병영성. 예전부터 조용하고 운치 있는 곳이라고 소문을 들어서, 날씨 좋은 날을 골라 다녀왔다.

아침부터 하늘은 정말 맑고 푸르렀다. 가을의 파란 하늘과 구름들이 펼쳐져 있었고 따스한 햇살이 포근하게 내려와서 걷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이런 날은 어디라도 좋지만, 특히 고즈넉한 옛 성곽을 걷기에 더없이 완벽했다.

 

 

강진 전라병영성은 조선 태종 때인 1417년에 쌓은 군사 요새라고 한다. 당시 제주를 지키던 군사 조직이 이곳 병영으로 옮겨오면서 만들어진 성이라고 하는데, 6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변함없이 자리를 지켜왔다고 한다. 성벽 둘레는 약 1.4킬로미터, 높이는 3미터에서 4미터 정도로 크지는 않지만 아담하고 단단한 느낌이 들었다.

 

 

입구 쪽에는 안내문이 잘 마련되어 있어서, 병영성의 역사나 구조에 대해 간단하게 읽을 수 있었다. 안내문을 읽고 나서 걸으니까 그냥 걷는 것보다 훨씬 더 재미있었다. 이 성이 단순한 돌담이 아니라, 그 시절 병사들의 숨결이 깃든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성벽을 따라 천천히 걸으면서 사진도 많이 찍었다. 맑은 하늘 아래 길게 뻗은 성벽과, 저 멀리 보이는 산과 들판이 너무 아름다웠다. 사람도 많지 않아서 한적하게 산책하기 정말 좋았다. 특히 성벽 위로 올라가서 바라본 풍경은 가히 최고였다. 사방이 탁 트여 있어서, 도시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한 해방감이 들었다.

성 안쪽에는 옛 건물터와 수로, 그리고 성문터 같은 흔적들이 남아 있었다. 다 복원된 건 아니지만 오히려 그런 자연스러운 모습이 이곳의 오랜 세월을 더 실감나게 만들어줬다. 산책로는 평탄한 편이라 가족 단위나 어르신들과도 함께 오기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병영성 근처에는 병영오일장(5일, 10일마다 열리는 장터)과, 매주 금요일이면 불금불파(불타는 금요일 불고기파티 2025. 4. 4 ~ 6. 7)행사가 열리고 근처에 맛있는 병영 돼지국밥 집들도 꽤 많다. 여행 끝나고 따끈한 국밥 한 그릇 먹으면 그야말로 완벽한 하루가 된다.

짧지만 알찬 산책, 그리고 역사와 자연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강진 전라병영성. 소소한 힐링이 필요할 때 여러분에게 추천하고싶은 장소이다.

 

2024.11.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