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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안동 여행기] 비 내리던 월영교의 밤, 안개 속의 아침 그리고 도산서원

by 장독아이 2025. 4. 8.

2024년 3월 28일, 안동으로 떠난 짧은 여행. 월영교 근처에서 하루를 머물며 여유롭게 걷고, 보고, 사진을 담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저녁, 예고 없이 내린 비는 오히려 월영교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줬고, 다음 날 아침엔 안개가 깔린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을 따라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마음을 내려놓고, 시간을 천천히 느낀 하루. 사진과 함께 그 시간을 기록해본다.


🌧 비 오는 밤, 월영교를 걷다

저녁 무렵,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황할 틈도 없이 월영교 위엔 촉촉한 물기와 따스한 조명이 어우러져 있었다.
젖은 다리 위로 번지는 불빛, 물 위에 비친 조명의 반영, 그리고 그 사이를 조용히 걸어가는 사람들.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으며 셔터를 눌렀다. 비 덕분인지 사람도 적고, 풍경은 더 운치 있었다.
그 순간의 분위기는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지만, 적어도 그 느낌만큼은 담고 싶었다.


🌫 안개 낀 아침, 고요하게 깨어나는 월영교

다음 날, 이른 아침. 창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다시 월영교로 향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 강 위로 피어오른 안개가 풍경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고, 물 위는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사람도 거의 없고, 들리는 건 바람 소리와 새소리뿐.
그 풍경을 바라보며 셔터를 누르다 말고 몇 번이나 그냥 멈춰 서 있었다.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 도산서원, 시간의 결을 따라 걷다

월영교의 아침 풍경을 충분히 담은 뒤,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안동에 오면 꼭 오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맑은 하늘 아래, 서원은 조용히 그 자리에 있었다. 오래된 돌길과 나무, 기와와 처마 하나하나가 단정한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천천히 걸으며 담은 사진들 속엔 선비의 삶과 철학이 묻어 있었다.
도산서원을 거닐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 공간이 가진 힘일까.


📝 마음에 남은 하루

비가 오고, 안개가 피고, 고요했던 그날의 안동.
사진을 찍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지만, 결국 나를 찍고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월영교와 도산서원, 그리고 그 풍경들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이렇게 남긴다.

사진을 보며 그날의 공기와 소리를 다시 떠올려 본다.
누군가에게도 이 장면들이 작은 쉼이 되기를 바라며.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