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3월 28일, 안동으로 떠난 짧은 여행. 월영교 근처에서 하루를 머물며 여유롭게 걷고, 보고, 사진을 담는 시간을 가졌다.
그날 저녁, 예고 없이 내린 비는 오히려 월영교를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줬고, 다음 날 아침엔 안개가 깔린 풍경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리고 그 고요함을 따라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마음을 내려놓고, 시간을 천천히 느낀 하루. 사진과 함께 그 시간을 기록해본다.
🌧 비 오는 밤, 월영교를 걷다
저녁 무렵, 갑자기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당황할 틈도 없이 월영교 위엔 촉촉한 물기와 따스한 조명이 어우러져 있었다.
젖은 다리 위로 번지는 불빛, 물 위에 비친 조명의 반영, 그리고 그 사이를 조용히 걸어가는 사람들.
우산을 쓰고 천천히 걸으며 셔터를 눌렀다. 비 덕분인지 사람도 적고, 풍경은 더 운치 있었다.
그 순간의 분위기는 사진으로 다 담기지 않지만, 적어도 그 느낌만큼은 담고 싶었다.



🌫 안개 낀 아침, 고요하게 깨어나는 월영교
다음 날, 이른 아침. 창밖을 보니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었다. 서둘러 카메라를 챙겨 다시 월영교로 향했다.
어제와는 전혀 다른 모습. 강 위로 피어오른 안개가 풍경을 부드럽게 감싸고 있었고, 물 위는 고요하기 그지없었다.
사람도 거의 없고, 들리는 건 바람 소리와 새소리뿐.
그 풍경을 바라보며 셔터를 누르다 말고 몇 번이나 그냥 멈춰 서 있었다. 이곳에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했다.







📚 도산서원, 시간의 결을 따라 걷다
월영교의 아침 풍경을 충분히 담은 뒤, 도산서원으로 향했다. 안동에 오면 꼭 오고 싶은 곳 중 하나였다.
맑은 하늘 아래, 서원은 조용히 그 자리에 있었다. 오래된 돌길과 나무, 기와와 처마 하나하나가 단정한 모습으로 나를 반겼다.
천천히 걸으며 담은 사진들 속엔 선비의 삶과 철학이 묻어 있었다.
도산서원을 거닐다 보면 자연스럽게 말수가 줄고, 마음이 차분해진다. 이 공간이 가진 힘일까.










📝 마음에 남은 하루
비가 오고, 안개가 피고, 고요했던 그날의 안동.
사진을 찍기 위해 떠난 여행이었지만, 결국 나를 찍고 돌아온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월영교와 도산서원, 그리고 그 풍경들이 내게 들려준 이야기들을 이렇게 남긴다.
사진을 보며 그날의 공기와 소리를 다시 떠올려 본다.
누군가에게도 이 장면들이 작은 쉼이 되기를 바라며.
2024.0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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