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23일 강진품애(愛) 4차 현장답사를 위해 강진을 찾았다.
마음에 두었던 신전면의 주택을 답사 후, 예정에도 없었던 강진 주변으로 짧은 여행했다. 목적지는 오래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영랑생가, 그리고 이어지는 가우도.
영랑생가는 시인 김윤식, 영랑 선생이 나고 자란 집이다. 생가 앞에 섰을 때, 마치 시 한 줄이 바람을 타고 내 마음으로 들어오는 듯한 느낌이었다. 초가지붕 아래 고요히 머물던 그 시절의 숨결이 아직도 남아 있는 듯했다. 약간의 흐린 하늘아래의 마당 위에 서 있으니, 문득 그가 읊었을 법한 구절이 머릿속을 맴돌았다.
“모란이 피기까지는 나는 아직 기다려야 하네…”
나는 카메라를 꺼내 들고 이곳저곳을 천천히 담았다. 마음도 함께 담기길 바라며.
영랑생가를 뒤로하고 가우도로 향하는 길. 창밖으로 펼쳐지는 갯벌은 마치 시간을 멈춰버린 듯 조용했다. 부드러운 바람, 은빛으로 반짝이던 물결, 그리고 멀리서 들리는 새소리까지…
잠시 차를 세우고 몇 장의 사진을 남겼다. 갯벌을 담는다는 건 늘 쉬운 일이 아니지만, 이 순간만은 참 평화로웠다.
가우도에 도착하자마자 눈에 들어온 건 물고기 조형물이었다. 마치 이 섬의 수호신처럼 유쾌하고 인상적인 모습. 그리고 그 너머로 이어지는 출렁다리. 강진만 위를 천천히 건너며, 나도 모르게 숨을 길게 내쉬었다. 머릿속이 참 맑아지는 순간. 그곳에서 느꼈던 바람과 물소리는 오래도록 잊히지 않을 것 같다.
이 날의 기록은 사진 몇 장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돌아와서 다시 들여다보니, 그 날의 옅게 낀 구름과 하늘, 바람, 그리고 마음까지 다시 느껴지는 것 같다.
가끔은, 이렇게 무작정 떠나는 하루가, 참 큰 위로가 되는 것 같다.
2024.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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